겨울 연수 마치고 - 모든 시름 녹이고

by 애숙거사 posted Jan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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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초입 전국초국모 정회원 연수 소감

 

 

늘 기다리는 연수를 서울에서 한다니! 문화 불모지 울산에서 문화가 풍성한 서울로 쾌속기차를 타고 가자. 하루 앞날 가서 북촌 한옥갤러리에서 우리 선생님 설파 조동일의 산수화 전시회를 둘러보자. 날씨가 춥다고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잔뜩 겁을 먹고 벌벌 떨지는 말자. 세상이 공평하여 다 같이 춥고 다 같이 숨 막혀.

 

김영주교장의 실천은 가히 경이롭다. 빛나는 아이디어를 힘차게 실천에 옮긴 지혜와 에너지가 멀리는 원효선사에 닿고 가까이는 내가 30년을 연구해온 조동일의 거대이론 기철학 ‘생극론(生克論)’과 부절을 맞추듯 일치한다. 그것을 느끼는 순간 등에 전율이 오른다. 서울대출판사 있듯이 서종초출판사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함께 한 동료들이 모두 벼루이며 먹과 종이이며 붓이라서 가능했다. 모두 주춧돌이며 기둥과 대들보이며 박석이기도 한 다중성이 계속 발전의 동력이리.

 

경복궁을 아이들과 함께 수학여행 와서 휙 둘러보고는 했지. 오늘 방글방글 잘 웃고 목소리 맑고 상큼하고 정말 경복궁을 사랑하는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는 경복궁은 정말 다르구나. 조선의 역사가 곳곳에 박혀 있어 문지르면 자꾸 자꾸 이야기가 되어 흘러넘친다. 훈민정음을 반포한 자리, 연산의 흥청망청 처소, 관료들을 안질을 배려한 땅바닥, 자객을 방지한 모래땅, 왕후를 위한 순산소, 궁궐 끝에 일제의 만행을 떠올리고, 그 뒤에는 오늘날 권좌 청와대가 있구나.

 

우리 정회원이 600명이 넘어 1000명을 채우자. 이미 반을 넘겼고 시작이 반이니 ‘따논 당상’일세. 내가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작은모임’ 100개라. 예를 들어 ‘국어와 천문학’을 만들면 문학의 콘텐츠가 우주로 확대 되겠지. 옛날에 만난 어떤 교사는 천문학에 자기대로 관심을 가져 세상을 높고 멀고 넓게 보았는데. 曺兢燮, 柳希春, 任聖周, 金元行, 權蹕, 魏伯珪, 李達衷, 張維, 戒膺, 曺好益 위대한 글을 쓴 잘 알려지지 않은 보통 사람 우리 선조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이다. 한 분 한 분 연구하고 모아서 연구하여 글쓰기의 원리와 실천을 깨우치게 이끌어줄 빛나는 스승들이다. 국어를 토대로 아랍어, 스페인어, 그밖에 소수 언어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져 ‘작은모임’ 수가 100개가 넘어야 하리라.

 

‘해직막내에서 북부할매’로, ‘게장보다는 교장이 더 나아’. 박지희의 삶은 우리 초등교육의 쓰라린 역사, 가열찬 투쟁, 숨 막히는 좌절이며, 끝내 뒤집어엎는 혁명이다. 눈물이 영광이고 아픔이 성숙이고, 죽어서 살아났다. 눈물을 흘리고 코끝이 찡해 더 큰 웃음을 선사한다. 4년 뒤가 벌써 궁금하다. 이재숙의 활약을 기대한다.

 

해마다 기다리는 우리 연수, 동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모든 시름이 녹고 새 희망이 가득 안긴다. 혼자 떨어져도 곁에 동료가 챙겨준다. 나는 여주 한밭떼기 아니 ‘밭한뙈기’에 붙어 이 무슨 호사인가. 아이들과 시를 나누는데 모두 노래, 율동, 글자놀이, 풍선놀이, 기차놀이, 바로 우리 울산 단디에서 활용하리라. 위희숙의 율동은 하늘에서 땅으로 깊은 철학이 녹아있어 아무리 몸치라도 쉽게 익혀 화려하게 교실에 풀어놓으리. 배훈 부부의 알딸딸한 사랑이 교실 교실에 녹아들어 세상을 핑크빛으로. 노복연과 장주식, 우리가 잘 아는 작가들, 세상의 중심, 실천의 출발점,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15년이 흘러 오늘 처음 알았네.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며 최경숙 회장과 심은보 선생이 돋보인다.

 

울산 단디 백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