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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밭한뙈기의 손바닥 시 모음에서 정세기 시인이 이런 시를 읊었지요.

 

대결

 

풀밭에 떨어져 있는 총알을 보았다.

풀잎은 생생한데

총알은 녹이 슬어 있었다.

풀잎과 총알 중 누가 더 힘이 센 것일까?

 

<<해님이 누고 간 똥>>, (창비).

 

이 짧은 동시 한 편에 <<노자>> 5000언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풀잎은 푸르고, 싱싱하고, 꽃이 피고, 씨앗이 여물고, 이슬을 마셔 빛난다. 총알은 피를 묻히고, 비를 맞아 꺼매지다가 바스라진다. 뿌리가 있고 없고, 살리고 죽이는 데서 승패는 이미 갈라졌다.

 

노자 76장을 보면,

 

人之生也柔弱(인지생야유약)하나 :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其死也堅强(기사야견강)이라 : 그 죽으면 단단하고 뻣뻣해진다.

萬物草木之生也柔脆(만물초목지생야유취)하나 : 만물과 초목도 살아 있으면 부드럽고 무르지만,

其死也枯槁(기사야고고)니라 : 그것이 죽으면 말라 뻣뻣해진다.

故(고)로 堅强者死之徒(견강자사지도)요 : 그러므로 단단하고 뻣뻣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柔弱者生之徒(유약자생지도)라 :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이하생략)

 

<노자>는 어려워서 잘 보지 않는 책이다. 한자라는 장벽을 걷어내니 위에서 말한 동시와 거의 같은 뜻이다. 동시는 그림처럼 한눈에 보여주고, 노자는 이치를 따져 세상만사에 다 적용하도록 한다.

 

현대의 동시와 2500년 전 노자의 말이 비슷하다. 부드러운 것을 귀하게 여기고 뻣뻣한 것을 경계한다. 그런데 세상은 왜 강한 것과 강한 것이 부딪혀 갈등, 투쟁, 전쟁을 일삼는가. 근대과학기술물질문명을 숭상하며 나도 모르게 동시와 노자에서 말한 고귀한 정신이 훼손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 문학과 철학을 함께 공부해야 한다. 지금 문학과 철학이 극도로 분리되어 있다. 문학이 철학이고 철학이 문학인 작품이 한문 전적 속에 많이 보관되어 있다. 함께 공부할 동지를 우리 큰 모임 안에서 찾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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