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견

by 만돌이 posted Mar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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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기 공부하다 빼기 공부로 넘어왔습니다. 오늘은 그 첫 시간. 세 자리 수 뺄셈을 함께 배웁니다. 생활 속에서 세 자리 수가 어디에 쓰일까 생각하다 거리에 많이 쓰일 것 같았습니다. 마침 사회 시간 마을지도 그리기를 이어가야 하니 연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학교에서 친구들 집까지 거리에 대한 이야기로 처음을 열었네요.

위성사진을 화면으로 보여주며 학교 뒤 편에 사는 친구 집까지 거리를 알아보았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학교 운동장 대각선 길이를 100m라고 치고 대강 구하는 식으로 말이죠. 나무 집이 가장 가깝습니다. 다음은 민혁, 민준네가 나오는데 걸어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꽤 멀게 느껴집니다. 수인이네는 더 멀리 있습니다. 함께 생활한 친구여서 그런지 친구네 집을 잘도 압니다.

학교까지의 거리를 민혁이네는 748m라고 하고, 나무네를 134m라고 했습니다. 그리고선 민혁이네가 나무네 보다 얼마나 더 멀까를 알아보는 것으로 한 시간 공부를 했습니다. 연산 연습을 많이 한 친구들은 시시한 표정을 짓습니다. 답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조금 늦게 하는 친구는 있어도 풀지 못하는 친구는 아무도 없네요. 하지만 오늘 공부주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빼기를 해 보는데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주고, 나름의 방법으로 풀어보자고 했어요. 어떻게 풀었는지 나타내야 하고 조금 있다 친구들 앞에서 자기 방법을 설명해보자 했어요. 백은 백끼리, 십은 십끼리, 일은 일끼리 빼기를 하는 방법, 백 따로 십과 일을 따로 묶어 빼기도 합니다. 수를 해체하여 하나 하나 빼보기도 합니다. 발표를 돌아가며 듣는데, 이상한 방법이 나옵니다. 민혁이 방법입니다.

748을 740과 8으로 나눕니다. 그리곤 134를 100과 34로 나누네요. 740에서 100을 빼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34에서 8을 빼네요. 거꾸로 빼는 것이죠. 여기서 부터 아이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다고요. 그러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빼니 26이 나오고 740에서 100을 뺀 640에서 26을 빼니 614가 나옵니다. 허걱! 답과 같은 수가 나옵니다.

이 방법이 맞다면, 다른 수를 대입해도 답이 나와야 합니다. 분위기를 조금 띄운 다음 세 번에 걸쳐 다른 수로 세 자리 수 뺄셈을 해 봅니다. 정확히 답이 모두 나옵니다. 갑자기 환호성이 터집니다. 대발견! 하면서 목소리 높이기도 하고요. 소 뒷걸음질 치다 발견한 새로운 방법에 민혁이도 놀라고 반 친구들도 놀라고. 집에 가는 시간까지 민혁이 사인이라도 받아놓아야 한다며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그 원리를 설명해주면 어려워할 것 같아, 같이 놀라면서 아이들과 함께 즐겼습니다. 여기저기서 수학천재라고 소리 높이네요. 정작 민혁이는 자기가 무슨 발견을 한 것인지 몰라하며 표정이 어떨떨합니다. 수를 가지고 놀다 우연히 발견한 방법 때문에 닭살 돋았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