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조회 수 99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교사가 학교이고 교육과정이다.

 

 흔히 수업과 교실에 빠지면 학교가 보이지 않아 개인, 주제, 교실에 갇혀 공동체는 어디가고 혼자 잘 난 쪽으로 간다고 한다.

 흔히 학교가 바꾸기에 빠지면 전체, 목표, 프로그램, 학교에 빠져 개인 교사는 어디가고 다시 관료주의라고 비판한다.

 우린 너무 많은 것을 빨리 하려고 한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뀌고 교육이 바뀐다'도 맞는 말이다. 더불어 학교가 바뀌면 교실이 바뀌고 교사도 바뀐다'도 맞는 말이다. 현장에서 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어느 한쪽만 하고 나서 힘에 겨우면 제일 쉽게 나를 합리화할 수 있는 것이 남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모두 쉬운 길이 아니기에 갈등도 겪고 상처도 받는다. 4-5년 지나면 이건 아닌 가보다 하며 다른 이를 비판한다. 교육을 제대로 하고자, 아이들을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좀더 넉넉하게 길게 보며 갈 필요가 있다.

 교육을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교육에 의한 공동체(서근원)

 가는 길 자체가 교육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서로 이야기 나누며 들어주고 품어주고 이해해주는 일이 먼저다. 당장 무엇이 되지 않는다 하여도 서로 외롭게 살던 교사들이 품을 나눈 마음만 알게 되어도 큰 성과이며 혁신이다. 이런 작은 마음의 움직임들이 모여 끝내 큰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10년, 함께는 30년을 실천해야 교육은 이런 것이라고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과 실천들이 이어진다. 프레네가 그랬고 헬레네 랑에가 그랬다.

 

 지난 주 실천교육교사모임 연수에 처음 다녀왔다. 페이스북에서 본 것만으로 가게 되었다. 소개된 글 가운데 플랫폼(우리말로는 터, 판, 마당에 가깝다), 무계획 연수, 흥에 겨운 사람들, 나눔을 잘 하는 사람들 같은 말과 느낌이 좋아서 갔다. 어떤 모임보다 나눔을 잘 하고, 서로 겪려하는 모습이 남달랐다. 누구나 따듯한 환대를 받고 싶어한다. 나누고 싶어한다 기대고 싶어한다. 이를 잘 실천하고 있었다. 또한 모인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계획을 세우며 가는 모습도 남달랐다. 난 적어도 10년 정도 실천한 모임 회원들은 아무 계획 없이 만나도 서로 할 이야기가 많아 시간이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자꾸 무엇을 만들어 남에게 듣도록 하는 습성 자체는 이미 국가의 중앙집권, 하향식 흐름에 길들여진 노예나 머슴 근성(이오덕)이 우리도 모르게 몸에 배어 있어서 그러하다. 우린 서로 배우고 나누며 새길을 열만한 충분한 힘과 자질이 있다. 물론 그 안에서 이를 준비하는 분들은 더욱 열려있는 분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또 다른 것은 서로 배우고 나누는 작은 삶들을 기뻐하며 널리 알린다는 것이다. 널리 알림은 전자말(전자매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말이다) 하고 있는 일들이 저마다 느낌에 따라 전자누리에 바로바로 올라가고 있었다. 오시지 못한 분들도, 마음이 이곳에 와 있는 먼 곳에서 궁금해하는 분들도 금방 알 수 있도록 한다.

 

 김차명 선생이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비주얼 씽킹이라고 소개를 했다. 내가 보기에 우리말로는 그림 그려가며 생각 넓히기다. 사실 나도 동화 틀거리를 짜거나 아이들과 주제통합 수업을 할 때 수없이 많은 그림들을 그려가며 생각을 넓히고 깊게 한다. 이야기마을(교장실) 한 쪽 벽에 하얀 칠판을 하나 달아서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쓰거나 도표로 만들거나를 수없이 되풀이 한다. 이 틀이 정해지면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소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는 두려움이 있어 거의 하지 않았다. 아내가 그림을 그려서 액자를 만들어주고 떡을 쳐준(조소 흙 다지기) 경험은 있다. 초등학교 시절 포스터 그린 것이 전부다. 그림, 소리, 몸짓 따위의 예술은 본디 자연스럽게 솔직하게 드러내면 됨을 알고는 있지만 잘 안된다. 초등학교 시절 늘 특별할 때 그리고 이어서 누군가에게 상장으로 판별을 받았다. 잘하거나 못하거나 둘 나누어진다. 적어도 본성으로서 예술은 놀이이며 자연스런 드러냄이다. 교육을 받으면 글도 못써, 그림도 못 그려, 노래 못 해 못 하는 것 투성이가 된다. 도대체 난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할까. 대학 들어가 이오덕 선생님의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읽고서야 글도 쓰고 동화도 쓰게 되었다. 진짜 오랜만에 종이를 펴놓고 그림 그린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린 경험을 했다. 별 것 아니지만 나에겐 큰 사건이었그냥 그리면 된다. 다만 이 두려움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1박 하고 대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겨레말을 살리는 이들' 모임이 있어 아침에 일찍 나왔다. 겨살이에서는 우리말 사전을 만들고 있다. 초등학생 정도면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우리말 사전, 이 말 찾으면 저말 나오고 저말 찾으면 이말이 나오는 돌려막기 식이 아닌 사전, 보통 사람들이 쓰는 말을 풀이한 사전을 만들고자 한다. 쉽지 않지만 나도 그 속에 껴서 배우고자 한다. 김수업 교수님이 사전에 나온 말들을 저마다 할 수 있도록 낱자별로 비율을 셈해 오셨다. 우리 모임은 ㅊ을 맡기로 했다. 우린 할 일이 많지만 평생에 꼭 이것만은 해야 한다는 것이 있어야 시간을 쓰며 나의 정체성을 세워갈 수 있다. 문사철에서 문학은 시간의 초월을 다루고, 역사는 시간을 다루고, 철학은 본질을 다루는데 이 속에는 모두 말이 들어 있다. 말을 살리면 겨레가 산다(김수업), 민주주의란 백성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글자 모르는 어린 아이나 할머니가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을 쓰는 것이 민주주의다(이오덕). 학교만 보더라도 아이들이 보기에 얼마나 어려운 말들이 많은가. 이 일에 꾸준히 함께 가고자 한다.   

  • ?
    땅감 2016.02.02 13:54
    올겨울 제가 보기에도 너무 많은 연수를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가늠하느라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며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습니다. 모임 선생님들은 새로운 길을 열자고 하는데 제가 부지런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다음에 만나는 자리에서 그간 다녀왔던 연수에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여쭈어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 ?
    빛나 2016.02.02 16:38
    이번 실천교육교사모임 연수에서 새롭게 안 것은 어느 모임보다 전자말로 나눔을 잘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삶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평소 삶에서 작은 것들의 뜻을 새기고 나누며 살자는 것이다. 그래야 백성들이 주인되니까. 그래야 나도 주인이 되어 행복하니까. 작연, 초등국어, 새학교넷 홈피 모두 살아 있지 있다.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서 함께 하자고 해놓고 나누는 자리에 하루 한번도 안 들어오는 일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본디 사람들이 그러한지, 나눔의 틀을 잘못 둔 것인지. 우리 모임에서 낸 책들을 이곳에 쭉 소개하면 좋겠다. 그리고 온작품읽기와 더불어 우리 모임 책들을 활용하고 나온 이야기와 자료드을 여기저기를 알리면 좋겠다. 박진환샘과 임연아 샘이 낸 책들도 여기저기 저마다 소개하면 좋겠다. 좋은 글 한 편 그대로 올리기만 해도 되는데. 아쉽다. 메일을 보내서 이런 내용을 알리면 어떨까. 바쁘지만 2월 봄방학 기간에 새학기 연수를 여는 것은 어떨까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이름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 김강수 선생님, '사이'에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땅감 2016.05.25 64
62 김강수 선생님, 나는 미처 몰랐습니다. 땅감 2016.05.25 67
61 김강수 선생님, 바람이 많았습니다. 땅감 2016.05.25 57
60 김강수 선생님, 흰머리가 났습니다. 땅감 2016.05.25 55
59 김강수 선생님, 아이들이 손가락질하며 막 웃습니다. 땅감 2016.05.25 57
58 김영주 학년군별 마을교육과정 연수 1 빛나 2016.05.24 75
57 김영주 난 왜 두 손을 모을까 1 빛나 2016.05.19 64
56 김영주 마을 배움길, 마을 나들이 빛나 2016.05.17 56
55 김영주 마을학교 교사모임 1차 준비모임 알림 file 빛나 2016.05.16 44
54 김영주 마을학교교사모임을 함께 엽시다. file 빛나 2016.05.12 59
53 김강수 선생님 비가 옵니다 2 땅감 2016.05.03 65
52 김강수 온작품읽기 운동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2 file 땅감 2016.04.08 110
51 김강수 대안대학 선생님을 찾는다고 합니다. 4 file 땅감 2016.02.12 101
» 김영주 교사가 학교이고 교육과정이다. 2 빛나 2016.02.02 99
49 박진환 다음 정류장을 기다리며.....모임 겨울정회원연수를 마치고 2 갈돕이01 2016.01.07 98
48 관리자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에 참여한 연대단체의 대표님과 선생님께 관리자 2016.01.02 59
47 김강수 물골안 편지 - 쓸데없는 걱정을 했습니다.(11월 23일) 8 땅감 2015.11.24 111
46 김강수 물골안 편지 - 아이들 때문에 웃습니다.(11월 13일) 땅감 2015.11.24 54
45 김강수 물골안 편지 - 함께 일을 해야 겠습니다. (11월 5일) 땅감 2015.11.24 62
44 김강수 <함께 만드는 부록> 이름 공모 10 땅감 2015.11.24 9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모두보기
home
사랑방 이야기나누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