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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9. 1

겨레 삶이 살아나는 길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김강수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또 읽었다. 이오덕 선생님은 정치를 바로 잡는 일, 경제를 일으키는 일, 통일을 하는 일, 죽어가는 땅을 살리는 일, 아이들을 키우는 일.... 이런 일 중에 가장 급하고 가장 중대한 일은 우리 말을 살리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말을 살리지 않고는 우리가 살아날 길은 절대로 없고, 우리말을 살리는 일은 겨레는 살리는 모든 일의 뿌리가 되고 바탕이 되는 일이고 가장 앞서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정치를 바로 잡는 일, 경제를 일으키는 일, 통일을 하는 일..... 그런 일들이 된다고 삶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삶이 달라졌는지 알아보려면 삶에서 나온 말을 보면 알 수가 있다, 누구나 알아듣는 말로 모둠살이 모든 이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야 삶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삶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러니 말이 맨 앞에서 뿌리와 바탕이 된다고 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특정한 모임의 회원들만으로는 할 수 없다”고 했다. “행정이 이런 일에 덤비면 이 일은 무너지거나 비뚤어진다”고 했다. “말을 살리는 일은 어디까지나 그 말의 임자가 되어 있는 백성들이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민주운동과 마찬가지로 말 살리는 운동도 밑에서부터 시작하고 밑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밑에서 시작하고, 밑에서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 밑은 어디인가? 못 사는 사람, 배운 것 없는 사람, 힘이 없는 사람, 앞에 나설 줄 모르는 사람,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이런 사람들이 밑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운동을 퍼져나가게 할 수 있을까?

못 사는 사람은 먹고 사는 일이 바빠서 관심이 없고, 배운 것 없는 사람들은 배운 사람들이 하는 말에 주눅 들어서 옴짝하기가 어렵고, 힘이 없는 사람은 힘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따를 수밖에 없고, 앞에 나설 줄 모르는 사람들은 앞에 나선 사람들에 귀를 기울이고,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은 시키는 사람 말을 들을 수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힘 있는 말은 대기업 회장이 하는 말, 대통령이 하는 말, 대학교수들이 하는 말, 국회의원들이 하는 말, 교장선생님이 하는 말, 교실에서는 선생님의 말이다. 그들이 그 동아리에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다른 힘 없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말만 힘을 가지게 된다.

이오덕 선생님은 처음에는 적은 숫, 몇몇 사람들이 이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가 온 세상에 널리 퍼질 때, 처음에는 몇몇 사람들이 시작했던 것처럼, 그런 것처럼.

2천년이 지나는 사이에 예수가 한 말이 온 세상에 퍼졌지만, 예수가 하려고 했던 말이 남았는지 예수의 이름을 빌려서 힘 있는 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는 말이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닐까?

혁명이 일어나서 세상이 바뀌더라도 말이 달라지지 않으면 또 그 자리에 돌아갈 수밖에 없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을 바꾸어서 다른 모든 것을 살린다 하더라도 그 말이 제대로 바뀐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말을 바로잡고, 병들어가는 말을 살리는 일을 하려면 먼저 우리 말과 글에 대해서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의논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오늘도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밖에 없다. 그게 오직 한 가지 내가 갈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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