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초등교사들을 만나다!

by 갈돕이01 posted Jul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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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에서 해마다 여는 조선족 교원초청연수에 초대 받아 찾은 날. 내게는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의 엄기호는 타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나를 돌아볼 수 없다고 했다. 나는 그들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았다. 내 속에 그들이 있다는 것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10년 넘게 강의를 다녔지만, 이토록 내 강의에 빠져드는 분들을 본 적이 없다. 내가 잘 했던 게 아니다. 동포선생님들은 자신과 다른 타자를 통해 그들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있었던 거다. 나도 선생님들의 열정에 모두 4시간을 40분처럼 보냈다. 동포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단다. 

끊임없는 질문은 쉬는 시간을 잊었고 책에 대한 열망은 조금 밖에 준비하지 못한 내 손을 부끄럽게 했다. 우리 모임(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에서 만든 <우리말 우리글> 교과서는 한족어에 빠져 우리말을 잊고 사는 조선족 아이들에게 또 다른 희망처럼 보였다. 구입이라도 해 가겠다는 선생님들이 계셔 출판사에게 연락해 저자가격으로 드렸더니 이제는 내가 가져 온 학급문집을 가져가면 안 되겠냐 하시고 우리 모임이 만든 시집을 가지고 싶다는 분들, 내 책을 선물 받았으면 한다며 달려드는 분들까지 선생님들의 배움의 욕구는 끝이 없었다.

설레는 발걸음으로 공주대학교 한얼배움터를 찾은 오늘. 나는 그들과 작은 인연을 맺고자 했다. 감히 그들을 가르치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배우고 싶고 다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 속에 또 다른 나를 품고 있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싶었다. 교사들끼리 교류하는 계기를 마련해 보고 싶었다. 이 같은 뜻을 전하자 그들은 큰 소리로 손뼉을 쳐주었다. 낯설었지만 고마웠다. 내 메일 주소와 우리모임 누리집 주소를 알려드렸다. 꼭 연락을 하시겠단다. 하얼삔에서 오신 선생님. 안중근의사가 거쳐간 학교에서 일한다는 선생님은 꼭 찾아주길 바라셨다. 

짧았지만 매우 강렬했던 만남. 이 만남이 나중에 어떤 인연으로 이어질지 사뭇 기대가 크다. 오늘 만난 중국동포선생님들이 무사히 돌아가시길 바란다. 그리고 다시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