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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교실 한 가운데에 빙 둘러앉아 오늘 이야기하는 친구를 바라봅니다.

 

"내가 이틀동안 궁평항에서 열리는 포도축제에 갔다왔어.

왜 갔다왔냐구?

포도 먹으러?

아니, 엄마랑 같이 떡 팔고 왔어.

이틀동안 떡 파는데 그냥 먹어보고 만 가는 사람이 진짜 얄밉더라"

 

듣고 있는데 마음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학교에서 먼 곳에서 살아 늘 버스를 타고 다니느라 아침부터 피곤해 하는 친구인데 떡집을 한 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누나 3명에 막내 아들이라 귀한 왕자처럼 살고 있을 줄 알았거든요.

 

"선생님? 제가 왕자처럼 살거라고 하셨죠? 아니요. 우리 누나들이 자기들은 집에 있고 저만 엄마랑 같이 갔다왔거든요. 누나들이 얼마나 많이 부려먹는데요..."

이제는 맏이인 아이들과 막내인 아이들, 둘째인 아이들이 서로 자기가 더 힘들다 자기 이야기를 하느라 아침 시간이 왁자지껄합니다.

 

머리 속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과 실제의 아이들의 모습이 이렇게 다릅니다.

 

12살이지만 이렇게 마음이 훌쩍 큰 녀석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찡합니다.

 

같은 12살이지만 살아가는 모습이 참 다른 아이들이 우리반에 있습니다. 신문이나 책에서 보았던 아이들의 삶이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참 많이 미안합니다.

  • ?
    땅감 2015.09.01 15:06
    그랬었군요. 저도 가정방문을 가보고 나서야 아이의 삶을 어렴풋이 알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반에 있었던 아이가 생각나네요. 책에서 읽었던 아이의 삶이 내 옆에 있는데 저는 아무 것도 해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떡을 먹기만 하고 사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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