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조회 수 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주 밭한뙈기의 손바닥 시 모음에서 정세기 시인이 이런 시를 읊었지요.

 

대결

 

풀밭에 떨어져 있는 총알을 보았다.

풀잎은 생생한데

총알은 녹이 슬어 있었다.

풀잎과 총알 중 누가 더 힘이 센 것일까?

 

<<해님이 누고 간 똥>>, (창비).

 

이 짧은 동시 한 편에 <<노자>> 5000언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풀잎은 푸르고, 싱싱하고, 꽃이 피고, 씨앗이 여물고, 이슬을 마셔 빛난다. 총알은 피를 묻히고, 비를 맞아 꺼매지다가 바스라진다. 뿌리가 있고 없고, 살리고 죽이는 데서 승패는 이미 갈라졌다.

 

노자 76장을 보면,

 

人之生也柔弱(인지생야유약)하나 :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其死也堅强(기사야견강)이라 : 그 죽으면 단단하고 뻣뻣해진다.

萬物草木之生也柔脆(만물초목지생야유취)하나 : 만물과 초목도 살아 있으면 부드럽고 무르지만,

其死也枯槁(기사야고고)니라 : 그것이 죽으면 말라 뻣뻣해진다.

故(고)로 堅强者死之徒(견강자사지도)요 : 그러므로 단단하고 뻣뻣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柔弱者生之徒(유약자생지도)라 :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이하생략)

 

<노자>는 어려워서 잘 보지 않는 책이다. 한자라는 장벽을 걷어내니 위에서 말한 동시와 거의 같은 뜻이다. 동시는 그림처럼 한눈에 보여주고, 노자는 이치를 따져 세상만사에 다 적용하도록 한다.

 

현대의 동시와 2500년 전 노자의 말이 비슷하다. 부드러운 것을 귀하게 여기고 뻣뻣한 것을 경계한다. 그런데 세상은 왜 강한 것과 강한 것이 부딪혀 갈등, 투쟁, 전쟁을 일삼는가. 근대과학기술물질문명을 숭상하며 나도 모르게 동시와 노자에서 말한 고귀한 정신이 훼손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 문학과 철학을 함께 공부해야 한다. 지금 문학과 철학이 극도로 분리되어 있다. 문학이 철학이고 철학이 문학인 작품이 한문 전적 속에 많이 보관되어 있다. 함께 공부할 동지를 우리 큰 모임 안에서 찾고 있는 이유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이름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박해영 24겨울배움터 모두모임에서 나온 제안 삐삐어쩌고저쩌고 2024.01.23 21
102 관리자 “2022 개정 국어교육과정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지우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file 관리자 2022.09.08 402
101 전혜원 2021. 다시, 어린이 삶으로 겨울배움터 _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겨울배움터 file 칠보산토끼 2022.01.25 122
100 진현 2021 함께 배움터- 박지희 선생님- 어휘글쓰기배움책 중심으로 마니(수원진현) 2021.09.01 143
99 심은보 [2021 참삶을 가꾸어가는 강마을산마을 여름배움터] 뒷 이야기 file 지구별나그네 2021.08.12 120
98 신지영 2021 작가와의 만남 두번째 후기 - 루리 작가와의 만남 뒷 이야기 file (마실)신지영 2021.07.09 105
97 심은보 2021 참삶을 가꾸는 강마을 산마을 여름 배움터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지구별나그네 2021.07.02 131
96 진현 2021 작가와의 만남 첫번째 후기 - 김소영 작가와의 만남 뒷 이야기 file 마니(수원진현) 2021.06.03 75
95 심은보 2021 새봄새길 배움터 뒷이야기입니다. 1 지구별나그네 2021.02.20 88
94 백태명 동아시아학교모임 제1회 독서토론회를 마치고 애숙거사 2019.12.04 94
93 권영선 [국립극장 교사직무연수: 8.7~9]'전통예술의 경험과 교육연극적 활용' 안내 file kys2025 2019.07.29 119
92 백태명 동아시아학교모임 여름연수 조동일교수 강연 안내 file 애숙거사 2019.05.24 100
91 백태명 작은모임 <동아시아학교> 인정 여부를 둘러싼 논쟁 애숙거사 2019.04.14 84
» 백태명 동시와 노자를 함께 감상하기 ; 대결 정세기, 노자 76장 애숙거사 2019.01.27 95
89 백태명 겨울 연수 마치고 - 모든 시름 녹이고 1 애숙거사 2019.01.25 102
88 김영주 2018년 2학기 이오덕김수업교육연구소 공부 글쓰기 1 빛나 2019.01.07 89
87 백태명 초등설파학연구소 설립 준비1 애숙거사 2018.10.28 76
86 김영주 온작품읽기 활동 및 출판 확대 제안 5 빛나 2018.08.22 193
85 이예은 [직무연수]국립극장-전통예술(판소리 등) 활용 연극놀이 교육법 모집(무료/접수:7.2.~) file 국립극장교사직무연수(이예은) 2018.06.07 138
84 백태명 한시, 오래된 미래 2 애숙거사 2017.09.28 12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모두보기
home
사랑방 이야기나누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