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봄가을로 떠나요
조동일과 함께하는 토론 여행
토론회를 마치고
선생님,
먼 길에 좋은 강연 감사합니다.
책이 팔리지 않는 세상,
깊이 있는 토론을 외면하는 세태,
모두 걱정이지만,
걱정을 풀 지혜를 찾으라는
엄숙한 과제를 받았습니다.
전공이 없는 자유로운 탐구자로
선생님과 초등교사를 동격에 놓아
진한 동지애를 느끼고
큰 학자가 초등교사에게
우언 글쓰기를 강조하며
아이들이 이솝우화를 고쳐 쓰고
우리 전통의 가전, 몽유록 등을
아이들에게 맞게 풀어내고
꾸며낸 이야기로 진실을 말하여
생각과 상상의 힘을 키우고
자유로운 초등 6년 동안 겪은
생생한 체험이 일생의 바탕이 되고
새로운 세상을 펼치는
동력이라 하였습니다.
노동의 종말로
넘치는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
음식, 관람, 여행, 스포츠를 넘어
외국어 학습이 소중한데
영어가 기능어로 떨어져
서로 다른 언어를 이어주는
교통어 역할을 하니,
한문이 지식의 척도가 되는
시대 변화를 감지하고
우리가 지금 상승하고 있는 까닭은
선조들이 애써 축적해놓은
문화적 역량, 철학하는 능력을
이어받아서 그런 것인 줄 알고
한문을 열심히 공부하고
일반 외국어 3종과 특수 외국어까지
익혀야 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팽팽하게 대립하는
동아시아 각국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중세 문명권의 동질성을 깊이 이해하는데
책봉체제에 대한 바른 탐구가 절실합니다.
책봉 받는 것은 주권의 상실이 아니라
주권을 인정받는 세계사의 보편적 원리이고
문명국임을 내외에 선포하는 정신적 결실이며
조공무역으로 공적인 무역을 활성화하여
서로 물질적 이익을 주고받는 통로인줄
바르게 이해하여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야
문인이 무인을 다스리는 나라는
누구도 해내지 못했는데,
우리 선조들은 넉넉하게 이룩해
처음에 외침의 고통을 겪었지만
민중의 힘으로 난국을 극복해
하층민이 계속 역사 발전의 주동자가 되고
공동문어와 보편종교를 공유하는
중세 문명권에 우리는 일찍 들어가서
주도적으로 한문·유교·불교문명을 창조하고
주권국가가 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데
한자를 받아들여 고유어가 사라져
민족정신이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는
얼치기 학자의 학설이 대학에서는 사라졌는데
초등교육 언저리에는 아직 남아서 큰 걸림돌이 되니
공동문어인 한문을 받아들여 열심히 공부한
우리 선조들의 안목과 노력과 결실을
바르게 알아 이어받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시를 쓰는 능력으로 키운 심오한 안목은
국정을 담당하고 외교력을 강화하여
전쟁을 줄이고 평화를 누렸는데
지금은 시를 모르는 법률가가
온통 나라를 맡아 혼란이 가중되는데,
시로 인재를 뽑던 중세인의 통찰을
이어받아 묘사를 넘어서는
절실한 내용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것을
시 공부의 방법으로 삼고
주옥같은 한시들을 더 공부하여
시에 대한 인식을 넓혀야 하겠습니다.
죄형법정주의와 법 앞에 만민 평등은
유럽문명권의 자랑이라는 속단을 거부하고
인류 공동의 소망을 우리 선조가 더 잘 실천해온
중세에 대한 역사이해를 심화해야 합니다.
우리는 중국에서 가져온 동아시아 문명의 정수를
민족의 역량으로 재해석하여 더욱 발전시키면서
남다른 학구열이 길러지고
상층과 하층이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고조된 신명을 풀며 형성된 활달한 민족성으로
학구열과 신명풀이가 하나가 되어
총체적인 창조력을 발현하고 있습니다.
K·pop으로 한껏 흥이 오른 신명풀이를
학구열 쇄신의 지침으로 삼아
마음을 가라앉혀 독서하고 토론하는
저력을 회복하여
일본의 몰락을 좋아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치밀한 현미경 학문과
우리의 원대한 망원경 학문을 합쳐
유럽문명권 근대 문명의 공과를
살펴서 시정하는 통찰력을 키우는데
우리가 앞장서고 월남과 중국과 일본이
따라오도록 이끌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핀란드의 교육제도가 좋다고 하며
그 심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지요.
핀란드는 잘하는 학생은 스스로 잘하니
잘하라고 칭찬하고
못하는 학생을 집중해서 가르쳐
한 교사가 여러 외국어를 하며
핀란드 글을 영어로 옮기는 공부를
학생과 함께 하며 양 언어의 문법을
동시에 공부한다고 하니
모두가 영어를 잘하고
산에서 불을 피우며 삶을 즐기도록 하고
누구도 산불을 내지 않는 일등 시민으로
척박한 국토에 인구 500만 작은 나라가
행복지수 최고의 나라가 되어
이웃 강대국들의 부러움을 싼다고 합니다.
창조력이 아니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수학과 과학의 창조를 잘하기 위해
먼저 문학을 감상하고 창작하는 것이
최상의 창조력 공부임을 알고
글을 아는 1학년부터 동화 읽고
시를 쓰고, 한시를 읊고, 우언을 개작하여
스스로 창조력 공부를 하여
커서 수학 창조와 과학 창조로 이어지도록
맑은 머리와 혈기 왕성한 몸이
따뜻한 마음에서 만나 무슨 꽃을 피우고
어떤 열매를 맺을까
교육 백년대계를 초등에서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12/2
전교조대전지부 강연장에서
동아시아학교모임